#이런 남편 또 없습니다

2017년 나는 이런 남편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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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블랙 오버사이즈 코트는 인사일런스by분트. 블랙 와이드 팬츠는 YMC. (여) 화이트 러플 블라우스, 아이보리 컬러 니트 탑, 화이트 레이스 언발런스 스커트는 모두 앤디앤뎁. 진주 드롭 이어링은 엠주.

포토그래퍼, 셰프, 인테리어 디자이너, 청년사업가인 장진우와 결혼한 지 6개월.
그 사이 딸 만옥이가 태어났지만, 남편 장진우의 삶은 결혼 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
여전히 그는 청년사업가 때처럼 늦게 귀가하는 바쁜 남편이다.
그래서 남편에게 서운하냐고? No! 남편에게 전화해서 빨리 들어오라고 하냐고? Never! 난 ‘혼자 함께’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혼자 잘 있을 줄 알아야 둘이서 함께해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 부부는 집에서도 각자 일하면서 지낼 때가 많은데, 서로의 시간이나 일을 존중하려고 노력한다.
100여 명의 직원과 많은 사업체를 이끄는 그가 느끼는 책임감의 무게는 내가 아는 그것과는 확실히 다를 테니까.
휴일도 없이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울리는 휴대전화 역시 그것의 척도라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그 역시 내 시간과 일을 존중한다.
아이를 낳고 빠르게 일터로 복귀한 것 역시 그런 남편 덕분이다.
그런 그가 나에게 원하는 건 딱 하나다.
바로 아침 밥상. 밥심으로 사는 이 남자는 다른 건 몰라도 아침밥은 꼭 내가 차려주길 원한다.
경리단길에 레스토랑 스무 개를 만든 그에게 내가 매일 아침밥상을 차려준다.
그의 인스타그램에 #칼로의부엌이란 해시태그로 포스팅될 때면 행복감과 뿌듯함이 샘솟는다.

#남편6개월차 #결혼전과별반다르지않음 #문제적장진우 #바쁜남편 #딸 #장만옥 #칼로의부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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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블랙 커팅 디테일 니트 톱은 렉토. 블랙&화이트 스트라이프 니트 플레어 스커트는 럭키슈에뜨. 그레이 컬러 진주 드롭 이어링은 엠주. (남) 화이트 니트 톱은 클럽모나코. 안경은 트리티. 네이비 팬츠는 모델 소장품.

“난 독신주의자다. 그러니 오해하지 말라.” 이것이 그가 나에게 던진 첫마디였다.
하지만 로맨틱 코미디 영화처럼 우린 만난 지 3개월 만에 결혼식장에 입성했다.
그가 나와 결혼을 결심한 건 순전히 나의 아빠, 그러니까 그의 장인어른 때문이다.
귀하디 귀한 막내딸의 남자친구가 독신주의라니! 어떤 놈인지 얼굴을 봐야겠다는 아빠와 그는 만나자마자 사랑(?)에 빠졌다.
아빠를 만난 그는 남자가 왜 결혼을 해야 하는지 힌트를 얻었다며 “그런 부모님 밑에서 자란 여자라면 내 아이의 엄마가 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단다.
남편은 지인들 사이에서도 지극히 논리적이고 냉철하며 이성적인 사람으로 통한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길트프리’의 브랜드 컨설팅 또한 남편이 도맡아 했을 정도.
이토록 논리적이고 냉철하며 분석적인 그가 유일하게 해제되는 순간이 있다면 두 딸 시아, 서아와 함께일 때다.
아이들의 등원은 물론 점심, 저녁밥까지 손수 차려낼 때면 연애시절 도도했던 그 남자가 맞나 싶다.

#남편5년차 #냉철남 #딸바보 #등원담당 #식사담당 #몸놀이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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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블랙 앤 화이트 니트 케이프는 에스카다. 블랙 팬츠와 네이비 컬러 스타킹은 모델 소장품. (남) 그레이 니트 톱은 클럽 모나코. 블랙 코트와 팬츠는 모델 소장품.

내가 청담동이나 신사동 같은 힙한 거리들을 놔두고, 한남동 남산맨션에 보마켓(슈퍼마켓이라 쓰고 생활밀착형 편집숍이라 부른다)과 아티풀한 문방구 겸 서점인 라북을 오픈한 것은 공간 디자인 컨설팅 회사(토털 라이프스타일 공간 서니사이드 리노베이션, 엔터네인먼트사 SM의 청담동 사옥 기획 등)를 운영하는 남편, 나훈영 대표의 영향이 컸다.
큰 덩치와 무뚝뚝해 보이는 인상 때문인지 사람들은 그에 대해 선입견과 오해를 많이 하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SF영화나 다큐멘터리 등을 좋아하는 나와는 달리 <가십걸>, <섹스앤더시티> 같은 로맨틱 코미디를 즐겨 볼 만큼 여성스러운 데가 있고 순수한 남자다.
물욕은 별로 없지만 유독 운동화에 집착하는 남편에게 ‘나라 제시카 파커’라는 별명을 붙여주었을 땐 은근 좋아하는 눈치였다.
또 그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이다.
오전 5시면 일어나 애완견 ‘장미’와 산책을 한 후 혼자 아침밥을 챙겨 먹으며 신문을 본다.
신문 속 좋은 정보가 있을 땐 자고 있는 내 머리 맡에 슬며시 두고 나가는 세심함까지!
10년 후 나는? 건축가로 활동하고 있을 나훈영의 아내로 있고 싶다.

#남편생활4년차 #애완견장미아빠 #장미목욕담당 #여행예약만담당 #쓰레기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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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카키 니트 톱은 커스텀멜로우. (여) 블랙 브이넥 니트 톱은 럭키슈에뜨. 밑단이 커팅된 데님은 렉토. 블랙 페이던트 앵클 부츠는 슈콤마보니. 실버 드롭 이어링은 넘버링.

남편은 예민하고 계획적이며 직설적이다.
때문에 결혼 전 그는 나에게 ‘정복해야 할 산’이었다.
생전 처음 만나본 유형의 남자사람인지라 오기는 물론 도전정신까지 불끈 솟았다.
정복만 하고 다시 내려올 생각이었지만, 어느덧 우린 3년차 부부이자 22개월 된 아들 로운이의 엄마, 아빠로 살고 있다.
남편은 연애 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타협도 애교도 없이 말을 툭툭 내뱉고 늘 담담한 모습이다.
하지만 이젠 안다. 이 남자가 늘 뒤에서 나를 지켜보며 챙겨주는 ‘츤데레’라는 것을.
처음엔 이 남자는 왜 이럴까 이해가 안 돼 분석도 해보려 했지만 6년이 흐른 지금(연애 3년, 결혼 3년)은 애매모호하거나 어중간한 표현은 좀처럼 하지 않고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정직하고 명쾌하게 말하는 남편의 화법이 오히려 좋다.
다름을 그냥 인정하고 포기할 것은 포기하게 된 것이다.
이 남자가 얼마나 따뜻하고 순수한 사람인지 잘 알기에.

#남편생활3년차 #화장실청소 #파스타왕 #아들이발담당 #아들스타일리스트


에디터:윤미 | 월호:2016년 1월호 | 업데이트:2016-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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