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사랑을 되찾는 방법

당당했던 나는 어디 갔나? 쪼그라들어버린 자존감을 회복할 때다.
018.jpg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요?"
이 질문에 명쾌하게 ‘예’ 하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잠시 머뭇거린 뒤 ‘아니오’라 말한다면, 자존감에 대해서 고민해볼 시점이다.
정신과 전문의 윤홍균은 행복과 자존감은 직결돼 있다고 말한다.
행복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과거에는 자식을 많이 낳는 게 행복의 기준이었지만 지금은 자식을 꼭 낳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다.
어떤 사람은 승진하고 돈을 많이 벌어야 행복할 수 있다고 여기지만 높은 자리에 오르고 돈이 많을수록 삶이 불안해진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다.
급변하는 사회와 가치관의 혼란 속에서 행복의 개념도 혼돈 속에 있다.
예전에는 나만 열심히 노력만 하면 인정받고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보편적이었지만 지금은 아무리 노력해도 혼자만의 힘으로는 존재가치를 정립하기 힘들다는 비관론이 확산되는 시대다.
금수저, 흙수저, 헬조선 등 신조어들이 이런 시류를 잘 보여준다. “남과 비교하는 삶이 아니라, 스스로의 삶에 얼마나 만족하는가가 중요한 시점이에요. 남이 보기에 아무리 부러운 삶을 살아도 내가 내 인생을 괴롭게 생각한다면 자존감이 낮은 거예요. 스스로 행복해지는 것, 곧 자존감을 높이는 게 중요해요.”

자존감에 있어서 남들의 시선은 중요하지 않다는 말씀이죠
내가 가장 중요하죠.
요즘은 뭐든 혼자 하는 게 트렌드잖아요.
혼밥, 혼술을 떳떳하게 하는 건 곧 스스로를 사랑한단 말이에요.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죠. 나는 나와는 절대 떨어질 수가 없어요.
나 혼자 여행을 갔는데 여행지가 마음에 안 들어 나를 구박한다고 가정해보세요.
얼마나 기분이 나빠요.
그런데 ‘이런 곳이라도 모험하는 게 어디야, 괜찮아’ 하고 생각하면 달라지죠.
똑같은 여행지라도 내가 나를 사랑하느냐 아니냐가 행복을 결정하거든요.

자존감은 정확히 무엇인가요
나 자신에게 몇 점을 주느냐예요.
영어로는 ‘self-esteem’이거든요.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평가한단 말이죠.
나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가, 지극히 주관적 개념이에요.
옆에서 아무리 괜찮은 사람이라 평가해줘도 스스로 점수를 낮게 주면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에요.

몇 점 이하면 문제가 있다고 보나요
60점 이하이면 문제라 봐요.
스스로를 증오하고 혐오하는 사람도 많아요. 부부 사이에도 ‘너랑 살겠다고 결정을 한 내가 멍청이지’ 하고 생각하면 결혼생활의 만족도가 떨어지고, 괴로워지니 자존감도 낮아지고 자기혐오로 옮겨가죠.

주부들은 자존감이 낮아요. 결혼과 출산, 육아를 거치면서 이전과 달라진 상황 때문에 힘겨워하죠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가고, 좋은 직장 들어가 일 잘하는 것을 목표로 살다가 결혼 후 아이가 생기면서 확 달라지죠.
직장을 그만두고 육아를 시작하면서 살림이란 걸 하는데, 태어나서 처음 하는 일이잖아요.잘할 수가 없죠.
대학에서 공부하고, 직장에서 실적 쌓으며 살다가 갑자기 아이 이유식을 잘 만들 리가 없잖아요.
그러니 자존감이 떨어질 수밖에요.
사회진출과 육아라는 가치가 충돌하니, 위기의 주부들이 많이 나오죠.

가만히 두면 자존감이 회복되는 시점이 찾아오나요
자연적으로 찾아오긴 힘들어요.
‘내가 꽤 괜찮은 인생을 살고 있구나’ 스스로 느껴야 해요.
주변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스스로도 최선을 다하지만 만족하지 못하고 자책하면서 비난을 하면 자존감 회복은 힘들어요.
스스로 자존감을 확립할 수 있어야 해요. 노력해야죠.

어떤 노력을 하면 될까요
모르는 사람과 데이트한다고 생각해보세요.
대뜸 어떤 남자를 사랑하기는 힘들지만 관심을가지기는 쉽잖아요.
관심사가 쌓이고 공통점을 찾으면 점차 사랑에 빠지고요.
처음부터 나를 사랑하는 게 힘들면 나에 대해 관심부터 갖자는 거죠.
태어난 곳이 어디고, 부모님은 어떤 분이었는지, 장단점은 뭔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적어보세요.
내 스토리는 내가 가장 잘 알잖아요.
나의 이야기를 적다보면 옛날엔 내 꿈이 이거였구나, 과거엔 조깅을 좋아했구나 등등 자신을 새삼 발견하게 돼요.
그럼 다시 조깅도 시작해보는 거예요.
걷다보면 나중엔 뛰어갈 힘이 생기죠.
나에 대해 점차 알아가다보면 나를 사랑하는 힘도 길러져요.
일기 쓰기도 추천해요.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록하다보면 스스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애정을 느끼게 돼요.
일기 내용 중 잘한 일에는 동그라미를 쳐보세요.
하루를 정리할 수도 있고 후한 평가를 받았으니 기분도 좋아지죠.

주부들의 삶은 복잡해요.관계도 수없이 얽혀 있죠. 남편과 자식, 시댁, 외모, 학부모, 교육 등등. 그래서 더욱 우울감을 쉽게 느끼는 것 같기도 해요
3040 주부들에게서 두드러지는 것이 아무런 의욕이 없는 소진증후군이에요.
워킹맘의 하루는 고단해요.
낮엔 직장 일에 지치고 집에 오면 밀린 집안일이 기다리고 아이들 숙제도 봐줘야 하고,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시댁에 가야 하고, 연차를 내서 학부모 모임에 가죠.
다섯 몫의 인생을 한꺼번에 사니까 가만히 있어도 쉬지 못하고 잠자는 동안에도 계속 생각해요.
그런 시간을 몇 년만 보내도 소진증후군이 찾아와 의욕이 사라지죠.
‘난 아이들에게 무관심해’, '난 나쁜 엄마이자 나쁜 직장인이야' 자책하죠.
사실은 엄청나게 많은 일을 해내고 있지만 정반대로 생각하는 거죠.
이럴 땐 생각부터 바꿔야 해요.
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요.
자존감이 떨어져 있을 땐 다 내 책임이라 생각하는데, 그럴 필요가 없어요.
남편이나 가족들에게도 구조 요청을 보내세요.
남편이나 시댁에 도움을 청하고, 정 안 되면 보약이라도 지어 먹어서 체력을 회복해야 해요.
체력을 길러야 문제를 이성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요.

부부관계도 나이가 들면서 소원해지는데 자존감 측면에선 어떻게 볼 수 있나요
부부 사이에는 관계라는 또 다른 생명체가 있어요. 아이도, 직업도 중요하지만, 관계라는 생명체에게 물도 주고 햇볕도 쬐어줘야 해요.
시들 수도 있거든요.
관심이 필요하죠.
아이 낳고 사랑이 시들어도, 정은 아직 있거든요. 늘 관심을 줘야죠.
바람을 피우는 경우는 대개, 관심과 사랑에 목말라 외로운 나머지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거예요.

배우자의 외도를 경험할 경우 자존감 회복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자아가 깨지는 느낌이죠.
혼자 극복하기가 상당히 힘들 거예요.
비슷한 문제를 겪었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안정을 찾아가기도 하고, 정신과 진료도 받죠.
이혼을 택하지 않고 배우자와 함께 살겠다고 결정 내린다면 그 일을 빨리 떨쳐버리는 게 나의 정신건강에도 좋아요.
그 일이 내 평생을 지배한다면 더 끔찍하잖아요.
빨리 자존감을 회복하고 치료를 받으면, ‘그래도 나는 괜찮은 사람이니까’ 하면서 살 수 있어요.
자신을 먼저 생각해야죠.
어쨌든 인생의 시간은 흘러가니까. 언제까지 울고 있을 순 없잖아요.
세끼 잘 챙겨 먹고 가끔은 보양식도 사 먹고, 건강검진도 받는 길이 나를 사랑하는 첫 단계죠.

자존감이 높아지면 삶이 어떻게 바뀌나요
사람들에게 관대해져요. 의사소통이 간단해지고 긍정적인 사람으로 변하죠.
그러니까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고, 그 속에서 나는 자존감이 더 높아져요.
선순환이 되면서 대인관계가 편해지죠.
자존감이 낮은 상태에서 지적을 받으면 ‘나는 왜 쿨하지 못할까’ 잠도 못 자고 고민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만, 자존감이 높아진 다음에는 스스로 쿨한 상태가 돼 있어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지적받은 부분만 고쳐버리죠.

마지막으로 자존감이 저하된 주부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대한민국 전업주부, 워킹맘은 올림픽 대표선수들이에요.
누구는 금메달을 못 땄다고 울지만, 금메달이 대수인가요? 엄청난 업무강도와 정보력 수집과 함께 1인 다역을 해내잖아요.
그 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걸 스스로 깨닫고 나를 사랑하고 옆에 있는 사람을 다독여주세요.
태릉선수촌에서 우리 선수들끼리 다투는 건 의미 없잖아요.
서로 나누는 따뜻한 한 마디보다 큰 위로가 없거든요.


자존감을 끌어올리는 방법
1 걸어라. 믿음과 존중을 담아
자신을 존중하고 자신의 결정을 믿는 사람처럼 걸어라. 허리는 곧게 펴고 어깨는 적당히 힘을 뺀 채로. 여유 있고, 타인의 비난에 별로 개의치 않는 사람처럼 발을 내디뎌라.
2 미소를 지어라. 사랑과 응시를 담아.
살다보면 힘든 날, 아픈 날도 있다. 그런 날이라 해도 거울 속 사람, 나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생각하라. 사랑하는 이를 바라보듯 미소를 지어라.
3 말하라. 이해와 용서를 담아
힘든 일을 겪을 때, 자존감이 강한 사람이라면 어떤 말을 할지 생각해보고 스스로에게 말해주자. “괜찮아. 누구나 이런 일은 겪어” 하고 일반화하거나 “나니까 이 정도로 막았지” 하고 합리화할 수도 있다. 그 말을 뇌에 들려주라. 뇌는 그런 말을 좋아한다.


에디터:이영민 | 월호:2016년 11월호 | 업데이트:2016-11-07

event&research

more

DEBUT

more

MENTORING

more

주부생활 프렌즈 기자단

more
주부생활 트윗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