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골목에선 지금 무슨 일이

이태원의 진짜 매력은 대로변이 아니라 골목에 숨어 있다. 카페, 레스토랑, 편집숍 등 유니크한 숍들이 속속 생겨나고, 주말이면 계단과 골목에서 플리마켓이 열린다.
한 곳에서 쇼핑, 외식, 오락 등 모든 것을 해결하는 ‘몰링’ 열풍 속에서도 핫한 트렌드 맘들은 골목에서 생겨나는 문화와 경험들을 더 가치 있게 여긴다. 요즘 특히 주목받고 있는 곳은 흥미로운 일들이 끊이지 않는 이태원의 골목들. 브런치는 경리단길에서, 쇼핑은 회나무길에서, 커피는 대사관로에서 즐길 수 있을 만큼 이태원의 골목들은 저마다의 매력을 키워가는 중이다. 지난 10년간 이태원만큼 큰 변화를 겪은 곳은 대한민국에서 또 없을 것이다. 푹푹 찌는 더운 여름날에도 이 골목 저 골목 참고 돌아다닐 만큼 이곳은 이국적이면서 트렌디한 거리로 변화했다. “한국 맥주는 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이 없다”는 기사로 유명한 온라인 매거진 칼럼니스트이자 이태원 ‘더부스’의 대표인 다니엘 튜더는 진짜 이태원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제는 메인 로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한다고 말한다. 이태원 중심부의 임대료가 지나치게 비싸 트렌디하고 개성 넘치는 숍들이 모두 골목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또, 얼마 전 한 TV 프로그램에 홍석천과 함께 이태원의 큰손으로 출연한 장진우 역시 “처음에는 경리단길에 살던 아티스트, 디자이너들이 이태원 골목의 매력에 빠져 골목길에 작은 공간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나도 그랬다. 이제는 운영하는 가게가 15개가 된다. 이제 택시 아저씨한테 장진우 거리로 가달라고 하면 두말없이 간다더라” 라고 했다. 변화의 열풍은 이태원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던 이태원역 해밀턴 호텔 뒤쪽 홍석천 거리로부터 시작해, 한강진역 근처 꼼데가르송 길로 옮겨갔다가 길거리 음식의 메카인 경리단길까지 이어졌다. 그 뒤로 장진우 거리와 함께 힙한 패셔니스타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대사관로로 열풍이 이르렀다. 이 모든 변화가 지하철역 세 정거장(녹사평, 이태원, 한강진) 내에서 일어나고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정육점, 철물점 등이 자리하던 인적 드문 길에 이제는 서울에서 가장 힙한 레스토랑, 카페, 리빙숍 등 각각의 개성과 매력을 뽐내는 작은 숍들이 즐비하다. 가게마다 들어가서 잠시 구경만 해도 반나절이 후딱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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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aewon Side Street 이태원 골목 사이사이

골목이란 큰길에서 들어가 동네 안을 이리저리 통하는 좁은 길을 말한다. 골목 사이를 돌아다니다보면 어떤 풍경이나 상황과 마주칠지 예측불허. 그래서 골목의 매력은 바로 설렘이다. 발걸음은 느려지고 눈동자는 커진다. 지금 이태원에서 놓치지 말고
가봐야 할 골목은 경리단길, 회나무길, 대사관로 골목이다.


경리단길

경리단길은 6호선 녹사평역에서 시작해 회나무로를 중심으로 퍼져 있는 골목을 말한다. 외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낡은 주택가와 함께 어우러진 아기자기한 숍들이 골목 구석구석 자리잡고 있다. 지하차도를 나오면 모던한 블랙 외관이 눈길을 사로잡는 쁘띠 발롱과, 언덕을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존쿡델리미트는 경리단길의 골목에 이국적인 멋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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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릴에서 구워 먹는 정통 스테이크 존쿡델리미트
누구나 한 번쯤은 존쿡델리미트의 고기를 맛보지 않았을까. 도미노 피자, 대한항공 기내식 등에 쓰이는 품질 좋은 고기가 바로 바로 존쿡델리미트다. 이번에 문을 연 경리단점에는 미국에서 특별 주문 제작한 우드 파이어 그릴이 있다. 언제든 빠르게 간을 보려고 팔 옆에 숟가락을 꽂은 셰프가 정성스럽게 구운 정통 바비큐를 맛볼 수 있다. 또, 그릴에 구운 과일을 얹어 먹는 아이스크림 같은 독특한 메뉴도 주문 가능하다. 다른 매장과는 달리 원하는 양만큼 델리를 선택한 다음 그릴에 구워 그 자리에서 즐길 수도 있다. 추가 요금은 따로 없다. 존쿡델리미트 소시지를 구울 때에는 주의해야 할 팁이 있다. 절대 칼집을 넣지 말아야 한다는 것. 칼집으로 돼지고기 육즙이 나오기 때문에 맛이 없어진다. 바비큐 스페어 립과 맥주 한 잔을 즐기는 외국인들도 종종 볼 수 있다.

ADDRESS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26길 7
TEL 02-796-8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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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심을 사로잡는 인테리어 쁘띠발롱
영화 <위대한 개츠비>의 주인공이 되어 우아하게 코스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쁘띠발롱. 아직 가오픈 시기인데도 불구하고, 매일 줄이 길게 이어질 정도로 찾는 이들이 많다. 작은 풍선, 작은 와인잔을 뜻하는 쁘띠발롱은 이탈리안과 프렌치를 가미한 뉴아메리칸 스타일의 코스 요리를 선보인다. 특히 주방 한켠을 차지하는 이탈리아산 화덕은 빵, 베이컨, 대파 등 익숙한 식재료의 풍미를 최상으로 만들어준다. 대표메뉴인 코스 요리는 총 3가지다. A 코스는 돼지고기, B 코스는 오리고기, C 코스는 소고기가 메인이다. 애피타이저 역시 사진을 찍지 않고 그냥 입으로 넣기엔 너무 아깝다. 가스 파초, 우럭 세비체, 비프 타르타르 순으로 먹으면 된다. 현재 공사 중인 2층은 1층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인 코지한 다이닝 룸으로 연출될 예정이다.

ADDRESS 서울시 용산구 녹사평대로 228-1
TEL 02-790-2277





회나무길

경리단길 안쪽으로 더 깊숙이 들어서면 나오는 회나무길은 ‘보석길’로도 불린다. 식음료 사업가 장진우씨가 운영하는 식당들이 모여 있어, 장진우 거리로 더 잘 알려진 곳이다. 차 한 대만 세워도 꽉 차는 좁은 골목이지만, 영화 <레옹>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는 이탈리안풍의 인테리어가 눈길을 사로잡는 ‘마틸다’와 마치 공사를 하다 그만둔 것처럼 벽돌이 드러나 있는 갤러리 ‘드로잉 블라인드’ 등을 구경하다보면 어느새 골목 끝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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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의 고정관념을 깨는 드렁큰살롱
여느 미용실 같지 않아 선뜻 발을 들여놓기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막상 한 번 이용해보면 누구든지 단골이 될 수밖에 없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빡빡하게 일하다가 자유를 꿈꾸며 만든 복합 뷰티살롱이 바로 드렁큰살롱.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술을 마시는 미용실이다. 그래서인지 드렁큰살롱에는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넘쳐난다. 퇴근 후 가볍게 맥주 한 잔과 함께 헤어 시술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여친이나 아내가 머리를 하는 동안 지루하게 기다리던 남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예약제로만 운영되며 기본 커트가 3만3천원이다.

ADDRESS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13가길 53
TEL 070-7788-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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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남자의 감성이 담긴 꽁티 드 툴레아
루이비통 출신 강주현씨와 SK-2 출신 김영완씨, 두 대표가 손잡고 감각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선보이는 꽁티 드 툴레아는 향초 브랜드이다. 쇼룸을 오픈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지만 평일 낮에도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핫하다. 1층은 향초 및 디퓨저를 판매하는 쇼룸으로, 2층은 한남동이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환상적인 카페로 운영하고 있다. 매장에서는 여성들에게 향초보다 더 큰 인기를 얻는 반려견 두 마리도 만날 수 있다. 꽁티 드 툴레아의 대표상품은 숫자 캔들로 불리는 향초들. 특히 17번의 향초는 리미티드로, 꽁티 드 툴레아 쇼룸인 공간의 향을 담았다. 꽁티 드 툴레아의 모든 향초 제품은 남다른 정성과 섬세한 감각을 지닌 두 남자가 수작업으로 만든다.

ADDRESS 서울시 용산구 회나무로13나길 17
TEL 070-8846-8490




대사관로

대사관로는 패션피플들이 모이는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얼마 전 이곳으로 이사를 온 모던 주얼리 브랜드 먼데이 에디션의 쇼룸과 한류 패션의 선두주자이자 부부 디자이너로 유명한 스티브 J & 요니 P의 쇼룸까지 이곳에서 모두 만날 수 있다.



전 세계 새우요리 집합소 볼리포인트
자동차 디자이너, 회사원 등 절친 4명이 의기투합해 차린 볼리포인트는 전 세계의 새우요리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이다. ‘볼리’는 ‘새우잡이 배’라는 뜻이며, ‘포인트’는 낚시할 때 잘 잡히는 지점을 뜻한다. 새우 트럭으로 유명한 하와이의 지오반니 푸드 트럭에서 영감을 받았다. 빵은 줄서서 기다려야 맛볼 수 있는 이태원 대로변의 빵가게인 ‘오월의 종’에서 매일 아침 배달 받는다. 볼리포인트의 대표 메뉴는 홍콩 스파이시 쉬림프. 원래 홍콩에는 스파이시 크랩이라는 유명한 메뉴가 있다. 홍콩에서 맛본 이 메뉴를 응용해 크랩을 새우로 바꾼 것. 계란볶음밥에 비벼 먹을 수도 있다. 튀긴 마늘과 함께 먹는 것이 포인트. 혼자 먹기에는 양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1인 손님도 꾸준히 늘고 있다. 홍콩 스파이시 쉬림프에는 자연스럽게 칭따오 한 잔이 생각난다.

ADDRESS 서울 용산구 대사관로11길 57
TEL 02-6404-0410









감각적인 주얼리가 가득한 먼데이에디션 쇼룸
SNS에서는 대사관로의 볼리포인트에서 밥을 먹고, 옹느세자메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신 다음 먼데이에디션에서 쇼핑을 하는 이태원 골목길 투어 후기가 이미 수두룩하다. 먼데이에디션은 2011년 런칭한 이후 꾸준한 사랑받고 있는 모던 주얼리 브랜드이다. 한 주를 기분 좋게 시작하는 월요일의 의미를 주얼리에 담았다. 대사관로에 얼마 전 확장 오픈한 쇼룸은 멀리서 봐도 반짝반짝한 골드 컬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먼데이에디션 제품을 실제로 보고 만지고 살 수 있는 곳이다. 먼데이에디션의 주얼리는 화려하기보다는 알파벳, 숫자 등 글자를 조합한 디자인이 많다. 그래서 데일리 아이템으로도 무난하다.

ADDRESS 서울 용산구 대사관로11길 57
TEL 070-4412-5922







목욕탕 콘셉트의 독특한 카페 옹느세자메
대낮부터 빈 자리 하나 없이 손님들이 빼곡하다. 대부분 여자 손님들이다. 목욕탕 모양의 타일이 깔린 바닥에 사람들이 모여 앉아 수다를 떨고 있는 이곳은 디저트 카페다. 이름만 들으면 세 자매가 운영하는 곳으로 오해하기 쉽다. 그렇지만 ‘옹느세자메’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라는 뜻의 프랑스 말. 간판도 없고 주소도 없는데도 다들 어떻게들 알고 잘도 찾아와 평일에도 빈 자리가 없어 돌아가는 손님들이 많을 정도. 다른 카페처럼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가운데 빈 공간을 두고 둘러앉는 마당 같은 구조도 독특하다. 공간은 작아도 빵을 만드는 셰프만 4명이나 된다.

ADDRESS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54길 51
TEL 02-794-3446

에디터:한혜상 | 월호:2015년 8월호 | 업데이트:2015-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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