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어디서 짠내 안 나요?

짠내형 캐릭터 구축 후 활동 준비, 조우종이 <스타일러>에만 마음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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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이맘때쯤 조우종을 만났다.
그땐 KBS 소속 아나운서였다.
상사에게 인터뷰 허가를 받아야 했고, 혼자 헤어메이크업을 했으며, 스스로 운전해서 인터뷰 장소에 도착했다.
이번엔 달랐다.
소속사 FNC가 쉽게 허락하지 않아 장장 석 달을 기다려야 했고, 그렇게 어렵사리 잡은 약속 날 그는 청담동 숍에서 헤어메이크업을 받은 후 스태프 7명을 대동한 채 나타났다.
바빠진 스케줄 탓에 살이 쏙 빠지고 다크서클이 늘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생기 넘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도 전과는 크게 달라진 점이었다.

이젠 연예인 파카 입었네요
연예인 파카 맞아요. 추울 땐 무릎이 덮이는 이런 거 입어야죠.

피곤해 보여요. 스케줄이 많이 늘었나봐요
<나혼자산다>, <라디오스타> 이후 섭외가 많이 들어왔어요.
국민 불쌍남, 짠내형 캐릭터로 비쳐졌는지 응원 글도 많이 받았어요.
저만 그렇게 사는 줄 알았는데 많은 분들이 공감하신다면서 위로와 용기를 주셨죠.

짠내 나는 생활이 설정이다, 실제론 부모가 금수저란 말도 있어요
집에 있을 땐 정말 소파에 1시간 누워 있어요.
실제로도 대출이 있고, 집도 반전세고요.
제 집을 가져본 적이 없죠.
평범한 직장인으로 12년을 살았으니 그럴 수밖에요.
여태껏 짠내 나는 생활을 했기 때문에 프리선언을 하게 된 측면도 있어요.
저축도 해야 하고, 미래 준비도 해야 하니까요.
저더러 금수저 아니냐고들 하시는데, 오해입니다.
항공사 2세요? 전혀요. 물론 아버지가 서울대, 어머니가 연대 출신인 건 맞아요.
하지만 그건 부모님 인생이잖아요. 전 저대로 열심히 돈 벌어야죠.

연예인 되고 나서 가장 달라진 점이 뭔가요
도와주는 스태프들이 있으니까 책임감이 생겼다는 것.
내가 그들의 월급을 줘야 하니까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마음이 커졌어요.
생활력이 강해졌죠.

대부분의 일들을 혼자 처리하다가 많은 사람들 손 타는 게 불편하진 않나요
누군가 저를 데리러 오는 게 참 고맙고 미안해요.
굳이 안 데려다줘도 되는데 말이죠.
그리고 저, 헤어메이크업 되게 잘해요.
특히 눈썹 그리는 데 일가견이 있죠.
꺾이는 지점을 잘 그려줘야 하거든요.
또 실제 몸에서 나온 털처럼 심어준다는 느낌으로 세심하게 그려야 해요.
양쪽 눈썹이 너무 대칭이 되면 안 돼요. 약간 비대칭으로 그려야죠.
가끔 제가 펜슬을 잡고 싶지만, 스태프들의 실력을 존중하기 때문에 전적으로 맡기고 있어요. 하하.

혹시 사주 본 적 있나요
탑골공원에서 2014년에 봤어요.
일은 잘 풀리는데 결혼을 늦게 한다더라고요. 2018년에요.
올해 연애를 잘해서 내년엔 결혼을 해야 하는데 말이죠.
그런데 2016년에 대운이 온댔어요. 일이 잘되고 있어서 용하다 싶기도 해요.

한 사이트에서 조우종의 사주라고 올라와 있는 걸 봤어요.방송연예 쪽으로 타고났다고 하던데요. 학창시절엔 국가의 녹을 먹는 명예직에 관심을 보였을 거라는 말도 있고요
전 명예욕만 있어요.
돈 벌러 회사에서 나왔지만, 사실 돈은 어느 정도만 있으면 되는 것 같아요.
10년 후쯤엔 우리나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MC가 되는 게 꿈이거든요.
사람들이 인정해주는 방송인이 되고 싶은 목표가 있어요.

닮고 싶은 선배가 있다면
욕심이지만 손석희 유재석 김성주, 이 세 사람을 버무리면 어벤저스가 되지 않을까요.
예능을 하고 있지만 시사에도 관심이 많아요.
책도 많이 읽고, 인문학을 전공해서인지 그런 쪽에 욕심도 커요.
내년의 키워드가 ‘B플러스’라잖아요.
A급보단 저렴하지만 품질은 더 나은 제품을 탄생시키고 싶어요.
사주에도 재물운이 크게 들어오진 않지만 명예나 지위는 꽤 얻는다더라고요.

그래서 예전에 KBS 사장이 목표라고 했군요
지금도 그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녀요. 사람들은 저더러“사장 되겠다는 사람이 회사 나오면 어떡하냐”는데, 그 꿈을 버린 게 아니에요.
회사 나왔다고 사장 못 되는 거 아니잖아요. 손석희 사장님도 그랬고요. 저도 못할 거 없어요.

사주 풀이 중에 한 가지 기억에 남는 게 있어요. 여자 보는 눈은 높은데, 섹스어필할 수 있는 강점이 없다던데요
아닙니다, 아니에요. 아마 방송 이미지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나약하고 불쌍한 이미지로 비쳐서 그렇지 객관적으로 말씀드리면 전 남자로서 아주 손색이 없어요.
나쁘지 않죠. 앗, 이거 19금인가요?

마음에 드는 여자에겐 어떻게 대시하나요
남녀 사이도 주도권을 잡고 있는 사람에 따라 시소를 타는 것처럼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아요.
제가 먼저 대시를 받아 만나면 사귀고 나선 제가 더 잘해주는 것 같아요.
하긴, 사귀면 저란 남자는 밀당이 없지만요. 무조건 잘해주거든요.
계산하지 않고 퍼주는 게 좋아요. 그게 마음이 편해요.

최근 연애는 언제인가요
인연이 될 뻔하다 안 된 적이 많아요.
두근두근하는 감정을 느낀 지 좀 되긴 했네요.
일 때문에 연애와 결혼 모든 걸 미뤘던 것 같아요.
일중독에 가까웠지만 이젠 많이 내려놨어요.
그쪽에도 신경을 써야죠. 프리랜서가 되고 난 다음에 많은 걸 깨달았어요.
너무 욕심을 내도 되는 일이 별로 없더라고요.
최근에 저보다 한참 어린 외국인 친구인 차오루가 저한테 조언을 해줬어요.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면서 천천히 하래요.
주변에서도 너무 초조해하지 말고 천천히 가도 된다는 말을 많이 해주셔서 마음을 다잡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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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프리랜서로 독립한 선배들도 조언을 많이 해주나요
신기하게 아나운서 출신 프리랜서들은 경쟁자라 생각해서인지 충고나 조언을 별로 안 해주더라고요.
오히려 김구라, 이경규씨가 현실적인 조언을 많이 해줬어요.
너 정도는 충분히 나와도 된다고 해주셔서 용기를 얻었죠.
유재석씨는 그냥 편안하게 가만히 누워 있으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직장생활하는 12년 동안 제대로 휴가도 못 갔거든요.
휴가 가면 누군가 제 일을 대신해야 하니 미안해서 우직하게 소처럼 일했어요.
사직서 내고 처음 한두 달은 마냥 쉬니까 정말 좋았어요.
알람 강박증에 벗어나 꽤 오랜만의 휴식이었죠.

방송에서는 전현무를 라이벌로 비춰요
회사에 함께 있을 땐 정말 라이벌이라 생각해서 견제도 많이 했어요.
현무가 잘되면 배가 아파서 TV 채널을 돌렸죠.
하지만 독립하고 나니 이젠 경쟁자이자 동반자가 된 거 같아요. 서로 잘되면 좋겠어요.
근데 얼마 전에 상가에 조문 갔다가 김일중씨를 만났는데 저를 견제하더라고요.
묘한 경쟁 기류가 느껴졌지만 어쨌거나 모두 잘됐으면 좋겠어요.

프리랜서 연예인의 삶이 녹록진 않을 것 같아요. 멘탈도 강해야 할 거고요. 겉보기엔 한없이 여려 보이는데 자신있나요
여린 감성의 소유자 맞아요.
감성은 여리지만 극과 극으로 여린 사람들이 굉장히 강한 힘을 발휘할 때가 있어요.
김숙씨도 여린데 방송에서는 센 모습으로 주목을 받으시잖아요.
김구라씨도 밖에선 세지 않아요. 이수근씨도 그렇고요.
여리지만 여리지 않은, 두 가지 모습을 갖고 있는 게 연예인의 숙명이 아닌가 싶어요.
저 또한 여리지만 약한 멘탈은 아니거든요. 끊임없이 도전하죠.
한창 아나운서 시험 볼 때 와르르 무너졌던 적이 있어요.
백수 4년차, 서른 살 되던 해였는데 대리, 과장으로 승진하는 친구들 소식에 눈물이 그냥 주룩주룩 뚝뚝 떨어지더라고요.
정신적으로 사망한 때였죠.
이러다 마흔쯤 죽겠다 싶어 가만히 누워만 지냈는데 2주
지나니까 거짓말처럼 살아야겠다 싶더라고요. 끝끝내 다시 붙어야겠다 싶어서 또 도전했어요.
그때 면접관이 저보고 대단하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으니까요.

그렇게 힘겹게 들어간 회사인데, 사직서 쓰기까지 많이 고민됐죠
인터넷 검색까지 해가며 어렵사리 쓴 사직서를 가슴에 며칠간 품고 다녔어요.
내질 못하겠더라고요. 일주일 넘게 고민하다 인사과에 사직서를 내미니까 ‘어머 웬일이세요?’가 아니라 양식이 잘못 됐다는 거예요.
회사를 10년 넘게 다녀도 나올 땐 반납할 것, 제출할 것 등등 처리해야 할 일 투성이더라고요.
무서웠어요. 회사를 떠날 때 장그래처럼 본관 기둥을 만져봤어요.
근데 벽이 너무 차더군요.
지금 후회는 없어요. 제 결정이었으니까.
물론 불안감도 있지만 후회해도 소용이 없지 않겠어요.

프리랜서 독립하기 정말 잘했다 싶은 순간도 많죠
하고 싶은 방송을 맘껏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죠.
다른 방송국이 마냥 낯설 것만 같았는데 반가운 얼굴도 많고, 방송 시스템이 비슷해서 금방 적응하겠더라고요. 이젠 괜찮아요.

연기 연습에 병원 투어까지 <나혼자산다>에서 혼자 하는 일들이 의외였어요
연기 쪽으로 섭외가 오면 언제든 하고 싶어서 틈나는 대로 대사를 따라 해본 지 오래됐죠.
카메오가 아니라 배역을 받고 싶어요.
섭외가 들어오면 좋겠네요. 하하. 병원 투어는 한번 해보세요. 얼마나 좋은데요.
남들이 백화점에 쇼핑 갈 때 전 병원 투어하고 약국 쇼핑하는 거예요.
좋은 신약이 나왔나 구경하고 비타민이나 건강보조제를 구입하죠.
피부과에 가면 약용 클렌저나 여드름 방지 크림 등등을 쇼핑하고요.
그러다 정말 제약 광고가 들어왔어요.(웃음)

예전에 크게 아팠던 적이 있나요
아뇨. 아프기 전에 가는 거예요. 몸이 뻐근하면 정형외과 가서 엑스레이 찍어요.
방사능 걱정이요? 소량이라 괜찮다던데요.
복부초음파도 종종 받고요. 심리 안정에도 좋아요.
병원 건물에 들어서면 엔도르핀이 돌거든요. 안 아플 때 가면 평소에 안아파요.
아플 때 가니까 무섭고 아프지.
건강검진도 꼬박꼬박 받아서 연말마다 체크해요. 매해 콜레스테롤이나 간수치, BMI 등 변화가 있나 살펴보죠.
많은 남성들이 비뇨기과에선 무조건 방에 이상한 야동 틀어놓고 정액 검사하는 줄 아는데, 전혀요.
피 한번 뽑으면 다 나와요. 산부인과 빼고 다 가봤어요.

최근엔 바빠져서 병원 투어 못하겠어요
최근에 딱 하루 쉬었는데, 그때 매니저 데리고 투어했어요.
매니저가 감기 기운 있대서 제가 끌고 갔죠. 매니저가 건강해야 저도 좋으니까.
다음엔 스타일리스트도 데리고 가려고요.

이젠 외롭지 않죠
예전엔 혼자 다녔는데 요즘엔 얘기도 하고 같이 밥 먹을 사람이 있으니까 좋아요.
그렇지만 외로운 건 매한가지예요.
일로 만난 사이니까요.
친한 친구나 연인이 아니잖아요. 연말이라 그런지 길거리에 왜 그리 커플들이 많은지.
흑. 특히 밤이 외롭네요.
일을 늦게까지 하고 와도 다음 날 또 일해야 하니까 아무리 늦어도 반신욕을 하거나 TV를 보면서 집에서 시간을 보내려 노력하거든요.
그때 외로워요. 침대가 퀸 사이즈인데 전 반만 쓰거든요. 옆자리를 비워뒀죠.
그 자리에 누군가 없으니 허전해요.

요즘 읽는 책은 뭐예요
피터 스완슨의 《죽여 마땅한 사람들》,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혹시 보셨어요? 강추예요.
요즘엔 히가시노 게이고의 《페럴렐월드 러브스토리》를 뒤늦게 읽는 중인데 재미있어요. 기욤 뮈소, 더글라스 케네디도 기가 막히죠. 김영하, 김연수도 좋아해요.
밀린 책들이 너무 많아요. 서점 갔다가, 병원과 약국에 들르고, 마트에서 장 보고 들어오는 게 흔한 제 일상이죠.

일과가 지극히 여성적인데요
주부 마인드가 강해요. 밖에 나가면 집안일 걱정하거든요.
생각해보니 지금 집안일도 너무 밀렸네요.
금전적으로 절약하려고 도와주는 분 없이 제가 직접 살림하거든요.
먼지도 금방금방 쌓이고 빨래도 금세 쌓이네요. 밤늦게 집에 도착해서 빨래를 급하게 돌리고 분리수거하고
청소하는데, 일이 줄어들지가 않아요. 빨래 마르면 또 접어야 하고. 아휴.

빨래건조기 한번 사용해보세요
그거 꼭 사고 싶네요. 잇아이템이네.
사실 빨래 잘못 말리면 냄새 나서 식초 넣고 다시 빨아야 하거든요.
한 달에 한 번씩 무세제로 통 세척도 해야하고.
전 통돌이 쓰는데, 통돌이가 훨씬 깨끗한 거 아세요? 게다가 통돌이는 중간에 열 수 있잖아요.
양말 한 쪽 발견해서 넣으려 할 때 드럼은 문이 안 열리잖아요. 감옥에 갇힌 느낌이죠.
통돌이는 여러모로 쓸모가 많아요. 전 밖으로 싸돌아다니는 거 별로 안 좋아해서 결혼해서도 아내에게 친구랑 늦게까지 놀다오라고 할 것 같아요.
애랑 밥 먹고 집에서 노는 게 좋아요.

앞으로 살림하는 프로그램에 합류해야겠어요
리얼 예능이 잘 맞는 것 같아요.
여행 프로그램도 논의 중이고요. 제가 꼭 도전하고 싶은 프로그램은 생방송 경연 프로그램이에요.
생방송을 오래 진행해왔기 때문에 긴장도 덜하고 일반인 출연자들 인터뷰도 잘할 자신 있거든요.
<차트를 달리는 남자>, <예능인력소>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 중이에요.
여러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하고 있고요.
아마도 새해엔 섭외가 좀더 들어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대중에게 어떤 사람으로 비쳤으면 하나요
아나운서 출신에 깐족대는 말을 해서인지 건방지다, 버릇없다, 잘난체한다 등등 편견이 많았어요.
알고보면 조우종은 말 걸기 편한 옆집 남자 같은 사람이에요. 평범하죠.
방송에 얼굴을 비추고 있지만, 마트에서든 놀이공원에서든 편하게 말 걸어주셔도 돼요.
그게 제가 추구하는 사람이에요.

조금 지나면 연예인병 걸리는 거 아닌가요
지금은 겸손해야 할 타이밍이거든요.
신인이니까요.
예전에 안 하던 인사도 많이 하고 다니고 있어요.
만약 연예인병 조짐이 보이면 걸렸으니 조심하라고 연락할게요.(웃음)



에디터:이영민 | 월호:2017년 1월호 | 업데이트:2016-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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