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 어머님이 누구니?

이토록 완벽한 훈남으로 아들을 키웠나요? 로이킴 엄마 정효원씨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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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공부할 땐 미친 듯이 하고 놀 땐 죽도록 놀아야 한다고 말해요. 미팅도 많이 해봤으면 좋겠고 실컷 놀았으면 싶은데 그러지 못하니 안쓰러워요."


외모, 노래실력은 두말할 것도 없고 5개 국어 구사에 미국 명문 조지타운대학교에 입학할 정도로 두뇌까지 명석하다.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엄친아, 로이킴. 그의 엄마는 아들을 어떻게 키웠는지 궁금해진다. ‘로이킴 작은 콘서트’가 열리는 서교동 공연장에 어머니 정효원씨가 공연 한 시간 전에 도착했다. 아들의 정기콘서트는 꼬박꼬박 챙긴다는 그녀는 아들이 무대에 오른다는 설렘과 기쁨보단 무대 위에서 실수할까봐 더 걱정이라는데, 그녀가 어떤 엄마인지 살짝 짐작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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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로이킴은 어떤 아들인가요 딸보다 더 딸 같아요. 로이는 어릴 때부터 저와 늘 붙어 다녔어요. 그래서인지 엄마 취향도 잘 알고, 애교도 많아요. 사춘기 지나면서부터 예전보단 조금 무뎌졌지만 여전히 친구 같은 엄마와 아들 사이예요.

<아버지와 나>에서 보니 로이와 아빠가 함께하는 여행은 난생처음이라고 하던데, 엄마와는 좀 달랐나요 로이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캐나다로 유학을 가서 2년간 있었어요. 그때 홈스테이를 했는데, 제가 자주 가서 챙겨줬죠. 가끔 브레이크타임이 생기면 로키산맥을 보러 여행을 떠나기도 했고요.

어머니께서 화가라고 들었어요. 아들이 예술적 감성을 많이 물려받았을 것 같은데요 화가로 작품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고 단지 대학에서 그림을 전공했어요. 예술적 기질이 엄마냐 아빠냐 굳이 따지면 제 쪽인 것 같아요. 아빠는 전혀 예술과 거리가 먼 사람이거든요. 공부만 하는 범생이에 가까워요. 제가 30년만 늦게 태어났어도 뭔가 했을 것 같긴 해요. 제가 어릴 땐 피아노나 바이올린을 배워도 취미로 배웠지 깊이 있게 배울 생각을 못했거든요. 사실 노래방도 로이를 보딩스쿨에 보내기 전에 처음으로 가족들과 함께 가봤어요. 그때 아들이 저더러 노래를 곧잘 한다고 칭찬하더라고요.

내 아들이지만 대단하다 싶을 때가 있나요 어떤 엄마들은 아이들을 열심히 케어하지도 않으면서 결과로만 탓해요. 전 그러지 않아요. 과정에 최선을 다하자는 주의고, 결과는 겸허히 받아들이는 편이죠. 한데 로이는 결과가 늘 좋았어요. 성악대회나 동요대회나 나가서도 전문 레슨을 받는 아이들 틈에서 늘 우승을 했거든요. 제가 하는 일이라곤 테이프만 마르고 닳도록 들려주는 것밖에 없었는데도요. 목이 상할까봐 직접 노래는 못 부르게 했죠. 늘 실전에 강했던 것 같아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음악활동을 전문으로 하던 친구들에게 밀리지 않고, 떨지 않고 우승까지 간 것 보면 아무래도 무대에 강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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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가 어릴 때 피아노와 플루트를 배웠다던데, 음악에 특별한 재능이 있었나요 제가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없어서 아이들에게는 악기 하나쯤 가르치고 싶었어요. 그래서 피아노와 플루트를 가르쳤는데 별로 열심히 하지 않더라고요. 흥미가 없었던 거죠. 그러다 초등학교 1학년 때 학교 성악부 아이들이 <동요세상>이란 프로그램에 나가는데 남자아이 하나가 사정이 생겨 빠졌다며 성악부도 아닌 로이에게 부탁이 왔어요. 방송 한두 시간 전에 급하게 악보를 익혀서 나갔는데도 무리 없이 잘 소화했죠. 아마 그때부터 노래에 흥미가 생긴 것 같아요.

대개 음악 하는 아이들은 공부를 썩 잘하지 못하고, 방황하거나 겉도는 아이들이란 편견이 있어요. 더군다나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음악을 병행하는 게 부모로서 마음이 썩 편치만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아마도 로이에겐 유학시절 음악이 친구이자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 창구였을 거예요. 사실 캐나다로 유학 갔을 때 제가 기타를 배워보라고 권했는데 그땐 재미가 없었나봐요. 잠깐 배우다 말더라고요. 그러다 고등학교에 갔는데, 엄마로서 조금 걱정이 됐죠. 자칫 게임에 빠지거나 여가시간을 의미없이 보낼 수 있으니까요. 운동을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니니 기타를 배워보라고 제가 적극 추천을 했어요. 기타를 어느 정도 치고 나선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려보라고 권했죠. 나중에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서요. 그 자료가 쌓이다보니, 어느 날 아들의 재능을 살려봐도 좋겠다 싶어 한국에 들어올 때마다 제가 자선음악회를 기획해 열어줬어요. 중증장애우시설 소망의집 봉사공연부터 시작해 영동3교 야외 자선공연, 압구정 예홀 자선공연 등을 꾸준히 열어줬죠. 수익금은 모두 불우이웃돕기에 기부하고요.

타고난 것도 있지만 어머니께서 많이 서포트해주셨네요. 음악도 그렇지만 공부도 잘했고 게다가 초중고 전교회장도 꾸준히 했군요. 미국에서 학년 대표 되기는 어렵지 않나요 쉽지 않죠. 미국 아이들 사이에서도 그렇지만, 보딩스쿨 들어온 아이들 사이에서는 불꽃 튀는 경쟁이 벌어지거든요. 신기하게도 로이에게 관운이 따르는 것 같아요. 학교에서 임명하는 자리를 전부 로이가 독차지했어요. 이력이 될 만한 건 다 가져가서 나중에 추천서 받을 때 너무 비교되지 않겠느냐는 말이 친구들 사이에서 나올 정도였죠.

영어도 네이티브 수준이어야 가능한 일이죠. 영어 공부는 어떻게 시키셨나요 초등학교 때는 주변 아이들처럼 일주일에 두세 번 가는 영어학원에 보냈는데, 그것 가지곤 도저히 실력을 높일 수가 없겠더라고요. 때마침 로이 친한 친구가 캐나다로 유학 가려고 준비 중이었어요. 이 기회에 로이도 다녀오면 좋을 것 같아서 함께 보낸 거죠. 캐나다 다녀오고는 발음부터 달라지더라고요. 거기서 멈추면 안 되니까 2년 뒤 한국에 돌아왔을 때 원어민 영어학원에 보냈어요.

얼마 전 로이킴이 <문제적 남자>에 출연했을 때, 캐나다 유학 시절 엄마 잔소리를 안 들어 좋았다던데요 하하하. 로이가 그렇게 말하면 안 되죠. 사실 캐나다에 있을 때도 제가 그냥 두진 않았던 것 같네요. 가만히 두면 거기서 놀멘 놀멘 하니까요. 그러다 한국 들어오면 학교 공부를 못 쫓아가니, <해법수학> 같은 문제집을 캐나다에 사다놓기도 하고, 화상채팅을 하면서 일주일치 숙제도 내주고, 제가 채점도 해주면서 관리했어요. 주요 과목은 놓치지 않게 노력했죠. 남들이 보면 저더러 극성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전 스스로 열성이었다고 생각해요. 제 시간 없이 살아왔으니까요.

로이킴을 보면 어린 나이지만 여유롭고 성숙해요. 어머님만의 특별한 교육 철학이 있다면요 전 로이를 참다운 리더로 만들고 싶었어요. 광범위한 얘기긴 하지만, 지덕체를 고루 갖춘 아이로 키우려고 노력했어요. 폭넓은 지식과 아울러 타인을 배려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었죠. 무엇보다 건강해야 하니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도록 신경 써서 잘 먹였고요.

요즘은 방학 때만 한국에 나와 가수 활동을 하잖아요. 아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굉장히 소중하겠어요 같은 집에서 지내니 정말 좋아요. 잠만 집에서 잘 뿐 얼굴 볼 새가 없지만요. 스케줄 끝나면 친구들 만나서 놀기도 하고 요즘엔 리우올림픽 보느라 밤을 거의 새더라고요.

20대 꽃다운 나이기도 하잖아요. 아들의 연애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런 부분에서 로이가 너무 딱해요. 로이 친구 엄마들이랑 계모임을 하는데, 다른 집 아이들과는 너무 다르니까 속상하더라고요. 아무래도 가수 활동을 하니 제약이 많죠. 미팅도 많이 해봤으면 좋겠고 실컷 놀았으면 싶은데 그러지 못하니 안쓰러워요. 늘 공부할 땐 미친 듯이 하고 놀 땐 죽도록 놀아야 한다고 말해요. 놀 자리 가서 못 노는 것도 바보라고요. 마찬가지로 연애도 그렇게 해보는 게 좋은데 그런 이야기 하면 로이는 “엄마, 나 스님 될까봐” 해요. 불쌍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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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어떤 사람이 되기를 바라나요 예전엔 좋은 사람 만나 장가가서 자기 식솔 잘 챙기고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기를 바랐죠. 이젠 거기에 추가하고 싶은 게 있어요. 로이가 지금 어렵다면 어려운 길을 걷고 있잖아요. 아직은 어린 나이인데 보는 눈도 많고, 뭐든 완벽한 잣대로 평가하려는 시선도 있으니까 많이 부담스럽고 스트레스도 엄청날 거예요. 방학 땐 가수, 미국에선 학생이란 사이클로 살아야 하니 얼마나 힘들겠어요. 오죽하면 로이가 “엄마, 난 미국에서 공부할 때가 휴가 같아”라고 할까요. 한국에서 활동하는 게 보이는 것만큼 화려하고 좋은 것만은 아니란 얘기죠. 엄마인 저는 그걸 잘 아니까, 나중에 아들이 어떤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보단, 단지 하루하루 로이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행복해야 일도 잘하고 공부도 잘할 수 있잖아요. 하기 싫은 일을 하면 무슨 발전이 있겠어요. 이왕 선택한 길이라면 열심히 하고, 그러면서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그것뿐이죠.

가업이 있는데(로이킴 아버지는 대학교수이자 서울탁주 회장이다), 물려주실 생각도 있나요 가업은 경영 일선에 나서지 않아도 되는 사업이에요. 로이 아빠처럼 자신의 일을 하면서도 충분히 할 수 있죠. 일반 대기업에서 경영권을 승계하는 것과는 다르거든요. 로이가 뭘 하든 좋아하는 일을 충실히 하면서 가업도 이어받으면 되지 않을까요. 그것에 너무 연연해하면 자기계발을 못하니까, 가업은 나중에 생각해도 될 것 같아요.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실 전 로이를 컨트롤하면서 키우되, 너무 오냐오냐 키우진 않았어요. 혼도 많이 내고 회초리도 많이 들었거든요. 로이가 때때로 저한테 고맙다고 얘기해요. 자길 강하게 키워줘서 지금 이렇게 힘든 순간을 현명하게 이겨내는 것 같다고요. 그런 이야기 들으면 참 가슴이 뭉클해요. 여태껏 잘 버텨내줘서 고맙고, 늘 행복하길 바란다는 말을 하고 싶네요. 아, 사랑한다는 말도요.



에디터:이영민 | 월호:2016년 9월호 | 업데이트:201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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