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생활>과 함께한 스타와 셀럽의 ‘오늘’ - 2

<주부생활>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스타와 셀럽들을 만났습니다. 과거의 영광에 머무르지 않고 부지런히 나아가는 사람들. 그래서 늘 청춘의 얼굴을 한 그들의 ‘오늘’을 담았습니다.
150312 서울 논현동 화보 촬영장에서
조재현의 사춘기

1965년생, 조재현은 <주부생활>과 동갑이다. 지금은 “나 오십대야” 하고 당당하게 말하지만, 10년 전, ‘사십’을 맞을 때는 충격 속에서 꽤 오래 헤맸다.

“사춘기 이상의 방황이었지. 나에게 나이 사십은 늘 먼 훗날의 이야기였는데 내가 그렇게 되다니. 1~2년은 무척 힘들었어요. 그런데 오십은 굉장히 편해요. 한여름 초록 잎사귀가 달린 나무였다가 이제 색이 변한 느낌? 10년 전만 해도 연두와 초록에서 노랑, 빨강으로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어요. 지금은 바뀐 색깔이 선명해져서 설레는 50대를 맞고 있지만. 하하.”

최근 그는 <아빠를 부탁해>를 통해 배우를 꿈꾸는 딸 조혜정을 공개했다. 50대 아버지와 20대 딸,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부녀관계지만 딸과 어색함을 깨버린 아빠로서 <주부생활>의 남자 독자들에게 말을 건넨다.

“사춘기가 지나면서 딸과 거리가 생기더라고요. 저도 딸이랑 단둘이 있는 게 어색했어요. 같이 뭔가를 하는 것도 어색했고요. 가장 위험한 생각이 ‘다들 그렇지 않아?’예요. 한번 해보고 나니까 ‘딸이 이런 시간을 바랐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의도적으로 가까워지려고 노력하세요. 딸은 분명 원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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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06 양평 황순원문학관에서
황석영의 청춘

그를 만난 곳은 경기도 양평. 문학동네의 ‘독자와의 만남’이 진행되는 자리였다. 오랜만에 본지와 다시 만난 그는 기자를 보자마자 “에이, 나 이제 <주부생활> 싫어~” 하며 농반진반 첫 마디를 던진다. 그러고는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자신의 사생활에 대한 과거 <주부생활> 기사들을 자폭하듯 나열하며 일동을 들었다 놨다 했다. ‘황구라’라는 별명답게 여전히 장난기 가득한 말투다. 열아홉에 등단, 50년이 넘도록 왕성한 창작 활동을 해온 그는 본지에 단골로 등장한 문인이다. 기력이 쇠할 법도 한데, 그는 작년 말 장편 《여울물 소리》를 출간한 데 이어 최근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까지 펴냈다. 문학평론가 신수정과 4년 동안 함께 작업하며 근대문학 단편 101편을 뽑고, 각 작품에 대한 리뷰를 직접 썼다. 황석영은 이날 그의 대표작 《장길산》을 칭송하는 한 독자에게 “나는 과거 일은 금방 잊어버린다”며, “그러니까 내 대표작은 《장길산》이 아니라, 아직 안 쓴 것”이라고 호언하기도 했다. 강연이 끝나고 촬영을 위해 카메라 앞에 포즈를 취한 황석영. 40년 전에 비해 늘어난 주름은 어쩔 수 없어도 내면은 여전히 팔팔한 전성기였다. “아흔까지 쓰셔야죠” 하자, “그게 무슨 악담이야. 하하하.” 호탕하게 웃던 그. 일흔둘 노작가는 여전히 기쁜 표정을 감추는 데 서투른 청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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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05 여의도의 오피스텔에서
이병훈의 도전

“어제의 성공은 과감히 잊어버리고 끊임없이 도전과 새로움을 추구하며 항상 스타트라인에 서 있는 신기록 스프린터.” 소설가 고 최인호 작가가 이병훈 PD를 일컬어 한 말이다. <조선왕조500년> 연출을 시작으로 <허준>, <상도>, <대장금>, <서동요>, <이산>, <동이>, <마의>까지.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에 사극 한류를 일으킨 이병훈 PD. 40년 넘게 여자들의 저녁 시간을 함께 해온 그는 본지 지면에도 자주 등장했다. <주부생활> 50주년을 기념하며 다시 만난 그는, 역시나 다음 작품을 구상 중이었다. “당신을 응급실에서 보는 건 싫다. 건강할 때 끝내라”는 아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노감독의 눈은 여전히 반짝였다. “<주부생활> 하면 여성과 주부들 잡지의 대명사잖아요. 이 잡지는 계속 발행돼야 해요. 내게도 젊은 시절 추억과 더불어 기억되는 잡지로 남아 있죠. 근데 <주부생활>이 50년밖에 안 됐나? 난 60~70년은 너끈히 된 줄 알았는데. 하하하.” 일흔하나의 노감독에게서 아직 어린(?) <주부생활>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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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14 청주 예술의 전당 무대 뒤에서
인순이의 꿈

열정의 디바 인순이의 에너지의 원천은 단 하나. 바로 자신의 꿈을 위해 달리는 것. 혹자는 대중에게 멋진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노력한다지만, 인순이는 근본적으로 스스로 좋아서 하는 일이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꿈을 위해 노래하고 연습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팬들과 소통하게 된다고.
“제 관객들도, <주부생활> 독자들도 대부분 여성들이잖아요. 저 또한 가수 인순이가 아니라 평범한 여자 김인순으로 돌아오면 주부이자 아내, 며느리, 딸, 그리고 엄마예요. 그러니 관객들과 공감대가 더 잘 형성되죠. 여성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단 하나예요. 내가 얼마나 사랑스럽고 특별한 존재인지 생각해보라는 것! 우주에서 ‘나’란 캐릭터는 단 하나밖에 없잖아요. 그러니까 나 자신을 많이 사랑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자신이 꿈꾸는 그 어떤 것도 이룰 수 있을 거예요.”

가수 인순이로 살면서 받은 많은 것들을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고 줄곧 말해온 그녀는 그 계획을 실천해가고 있다. 다문화 아이들을 위한 대안학교를 만든 것도 그중 하나다. 학교를 세운 지 어느덧 2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이제 남은 꿈은 그 아이들이 잘 자라 사춘기를 현명하게 넘기고 저마다의 길을 찾아가는 것. 인순이는 그 꿈을 향해 오늘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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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07 KBS 별관 <해피투게더> 촬영 대기실에서
god 박준형의 의리

때아닌 3월의 혹한 끝에 봄햇살이 고개를 내밀던 날, <해피투게더> 촬영 현장에서 박준형을 만났다. “<주부생활> 50주년 진심으루 진짜 추카함니다! 앞으로두 50년 더 멋찌개 하시길! 빼애앰~!” 박준형이 한 글자 한 글자 정성 들여 쓴 축하 멘트다. 최근 <주부생활>과 함께 한 화보 인터뷰 때도 “나는 다른 잡지는 잘 몰라도 <주부생활>은 안다”며 감동시키더니, 책이 나오자 “실화~ 트루스토리”라며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화보 컷을 올리는 열정을 보여주기도 했던 그. 박준형은 이날 우연히도 화보 촬영 당시와 똑같은 티셔츠에 똑같은 안경까지 쓰고 등장해 “의도한 것도 아닌데 이게 무슨 우연이냐”며 놀라워했다. 10년 전과 변한 게 거의 없어 냉동인간 박준형이라지만, 의리까지 이렇게나 그대로인 쭌이 오빠. <주부생활> 단골손님으로 예약완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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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06 사직동 그의 집 근처 카페에서
주철환의 인맥

<퀴즈 아카데미>, <우정의 무대>, <일요일 일요일 밤에>,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등을 탄생시킨 예능 PD의 전설 주철환은 작은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다. 전화를 걸면 “여보세요”가 아니라 “와, 이기자 오랜만이네?”하며 반갑게 받는 것부터 남다르다. 잘나가던 그가 MBC에서 OBS 지역방송국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을 때는 당시 공중파에서도 섭외하기 힘든 최진실을 <진실과 구라>의 MC로 섭외했고, 뜬금없이 콘서트를 연다고 했을 때는 최민수, 윤석화 등 여러 스타들이 기꺼이 힘을 모아줬다. JTBC 편성본부장으로 갔을 때도 김혜자, 노희경이 움직였다. 이런 힘을 그는 ‘사랑’으로 표현한다.

“누군가와 친해지려면 그 사람을 진짜 사랑하면 돼요. 사랑은 첫째, 그 사람이 잘되길 바라고 둘째, 그 사람에게 좋은 일이 생겼을 때 진짜 기뻐하며 셋째, 그 사람이 도움을 청했을 때 도와주는 것이죠. 그래서 난 인연을 맺으면 그 사람들과 사랑에 빠져요. 김혜자 선생님이 그렇고, 또 애틋했던 (최)진실이와 남매처럼 지냈죠. <주부생활>이 50년간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다는 이야기는 곧 독자들과의 인연을 쉽게 생각하지 않고 유익한 콘텐츠를 만들어왔다는 거 아닌가요? 참 훌륭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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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이인철, 이영민, 성영주, 류창희 | 월호:2015년 4월호 | 업데이트:2015-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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